탈모와 멘탈 20대 초반부터 이마가 넓었다. 젠장. 지금은 당연히 더 넓다. 처음 내가 탈모라는 걸 받아들일 땐, 너무나 다급했다. 그러나 똥물에 빠진 사람이 똥 무서워하는 법 없듯, 나는 이제 하나도 안 다급하다. 머리는 언젠가 빠지는 법이니까. ‘매력적인 대머리도 있어요!’ 안다. 근데 난 아니다. 나도 한 번 머리를 밀어 봤다. 다들 무서워만 하거나 머리에 어설프게 털 없는 부분만 본다. 젠장. 매력적인 대머리가 되는 여정은 참으로 험난하다. 머리가 있어도 매력적이기 힘든데, 과연 대머리가 매력적일 수 있는가? 특히 내가. 아, 나는 ‘그냥’ 대머리가 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탈모약을 느긋하게 섭취한다. 다급했던 시절에는 최대한 탈모 치료에 잘 듣는 약을 찾으려 노력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