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대 2

탈모와 멘탈

탈모와 멘탈 20대 초반부터 이마가 넓었다. 젠장. 지금은 당연히 더 넓다. 처음 내가 탈모라는 걸 받아들일 땐, 너무나 다급했다. 그러나 똥물에 빠진 사람이 똥 무서워하는 법 없듯, 나는 이제 하나도 안 다급하다. 머리는 언젠가 빠지는 법이니까. ‘매력적인 대머리도 있어요!’ 안다. 근데 난 아니다. 나도 한 번 머리를 밀어 봤다. 다들 무서워만 하거나 머리에 어설프게 털 없는 부분만 본다. 젠장. 매력적인 대머리가 되는 여정은 참으로 험난하다. 머리가 있어도 매력적이기 힘든데, 과연 대머리가 매력적일 수 있는가? 특히 내가. 아, 나는 ‘그냥’ 대머리가 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탈모약을 느긋하게 섭취한다. 다급했던 시절에는 최대한 탈모 치료에 잘 듣는 약을 찾으려 노력했..

에세이 2021.04.26

의식의 흐름 일기 : 번 아웃

(의식의 흐름 일기) 번 아웃 번 아웃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정확히 그게 뭔지는 모른다. 대충 지쳤다는 거겠지. 나도 떳떳하게 번 아웃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지쳤으니까 더 이상 노력하기 힘들다고. 그러나 그건 진실이 아니다. 나는 그냥 게을렀고, 지금도 게으를 뿐이다. 좀 더 쉽게 쉽게 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너무 쉬운 인생을 이미 살고 있었다.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삶. 그 삶을 보고도 불만을 갖게 된 나에게 문제가 있었을 뿐이었다. 내가 만족하지 못할 뿐이었으니, 남들의 충고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상주의자였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알고보니 모든 게 완벽해지지 않으면 끝까지 문제를 찾아 없애버리려는 성격은 강박증이었고, 비겁함이었다. 나는 내가 바꿀 수..

에세이 2021.04.2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