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

역사교육론) 리(P. J. Lee)의 감정이입 유형

취미와 문화 2023. 9. 10. 09:31

역사교육론 남색책 pp.201~202.

남색책에서 리의 감정이입이 다루어진다.

리는 감정이입의 정체를 힘, 성취, 절차, 성향으로 분류하였다.

감정이입은 힘이며,
감정이입은 성취이고,
감정이입은 절차이기도 하며,
감정이입은 성향이기도 하다.

리가 다룬 ‘감정이입’ 이야기는 역사적 행위자를 어떤 식으로 분석하느냐의 차원이 아니다. 가령 ‘성취로서의 감정이입’은 ‘역사적 행위자에게 그것을 달성하고 성취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묻는 태도에 대한 것이 아니다.
리의 이야기는 감정이입이 어떤 요소로 이루어져 있는지 분석한 것에 가깝다. 다시 성취로서의 감정이입을 예로 들자면 감정이입은 곧 성취인데, 알 수 없던 것을 파악하게 되는 것으로서의 성취이다.
‘성취로서의 감정이입’에서 ‘성취’는 역사적 행위자의 성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입이 곧 성취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1. 힘(power)으로서의 감정이입
“나는 왠지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인간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이 있기 때문이야.”

감정이입은 곧 ‘과거 속 인물을 알 수 있는 힘’ 그 자체 것이다. 감정이입을 하려는 순간, 이미 감정이입이 되어 있는 것이다.


2. 성취(achievement)로서의 감정이입
“역사적 인물의 의도와 관점을 이용해 파악하면, 알 수 없던 것을 이해하는 것을 성취한다.”

인간은 본래 자연에 대해 무지했던 것처럼, 과거의 인물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하지만 탐구하면 탐구할수록, 자연에 대해 잘 파악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연을 인간이 알게 된 것을 토대로 근대 문명이 세워졌는데, 그것을 두고 ‘인류가 이룬 성취’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의 주변에서 살펴보자면, ‘학업성취도’라는 것은 몰랐던 각종 교과의 문제들과 해결법을 이제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몰랐던 역사적 인물에 대한 탐구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 몰랐던 것을 알면 알수록, 그 사람의 실체가 더더욱 선명해지며, 역사 전체에서 보았을 때 그것은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탐구에서는 사료를 논증함으로써 과거의 사람들의 생각에 차근차근 접근할 수 있다. 그 논증 과정이 곧 성취의 과정이며, 성취하는 과정이 곧 감정이입이라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그의 정치 성향, 평소 감정, 학문적 지향 등을 사료를 통해 파악하는 과정이 곧 성취이다. 이 과정에서 역사가는 해당 역사적 인물과 같은 입장을 취할 필요는 없지만, 그를 각종 사료를 이용해 이해할 수는 있는 것이다.


3. 절차(process)로서의 감정이입
“역사적 인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증거수집 및 논증과 별개로 감정이입을 해야 돼.”

감정이입은 곧 절차이다. 만약 ‘역사 탐구’의 정신적 작용 과정을 묘사해보면 이런 모양일 테다.
“모은 사료들을 조합한다 -> 조합된 사료를 이용해, 역사적 인물이 처한 상황을 묘사한다 -> 해당 상황에 놓인 역사적 인물에 감정이입한다 -> 추가적인 논증을 한다 -> 역사적 인물을 이해한다.”

이때 감정이입에 돌입하는 일 자체는, 사료를 수집한다거나 그것들을 조합하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다. 즉, 감정이입이라는 행동은 “행위자나 사회집단의 믿음과 가치관을 아는 절차”와는 별개의 공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탐구하려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사료가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에서, 굳이 감정이입을 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료를 조합했지만 인물을 깊이 이해하기에 부족하다 -> 감정이입을 한다 -> (???)”

본래대로라면 사료가 부족한 인물에 대한 탐구는 불가능하기에 보류한다. 하지만 감정이입의 ‘힘’을 중시하는 이들이라면, 다시 감정이입을 일종의 힘과 능력으로 보는 경향, 즉 ‘힘으로서의 감정이입’에 돌입한다.
“증거가 없어도 나는 감정이입 능력이 있는 인간이니까, 그를 이해할 수 있어.”


4. 성향(disposition)으로서의 감정이입
그런 상황이라면, 그 사람은 그렇게 행동할 만 했을 거야.”

리가 정리한 유형인 ‘성향으로서의 감정이입’을 이해할 때, 우리는 ‘역사적 인물이 어떤 성향인지를 말하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곤 한다. 여기에서 ‘성향’은 역사적 인물의 성향이 아니라 역사가의 성향을 말하는 것이다.

이 유형은 ‘탐구하려는 역사적 인물에 감정이입하려는 의지’를 갖는 성향을 말한다. 현재의 입장에서 옛날 사람들은 가끔 바보 천치로 비추어지기도 하지만, 감정이입을 잘 하는 사람들은 옛 사람들을 이해하려 한다. 통상 역사가들이 그런 감정이입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역사가들은 역사적 인물들을 탐구할 때, ‘역사적 인물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했을 것이다’라고 전제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성향은 일종의 호기심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역사가가 인지적으로 뛰어나서 그렇다기보단, 감정적으로 역사적 인물에게 열려있기에 그런 성향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성취로서의 감정이입이 … 인지적 측면이라면,) 성향으로서의 감정이입은 정의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주의 : 해설들은 독서하다가 나온 뇌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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