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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행위를 하는 이유
우울증은 인정받을 수 없다. 합리적 설명을 원하는 일반인들은 우울증 환자의 설명을 듣고 코웃음 친다. 왜냐하면 사연이 일반인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동 없는 사연을 듣고, 일반인은 그 정도 쯤이야 나도 겪었다고 판단한다.
남이 걸린 암은 내 감기만큼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아픈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픔은 남에게 전이되지 않는다. 아픔은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 설명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설명하는 순간 우스워진다.
그 때 자해를 한다. 자해를 하면 아픔은 인정받는다. 남에게 아픔을 인정받지 못하던 걸, 나 자신도 내 아픔을 의심하던 차에 아픔의 증거가 필요했다. 육체적 고통은 감동적인 스토리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픔을 인정받을 수 있는 증거가 된다. 물론 그걸 인정 받는다고 병이 낫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아픔은 그대로다. 다만 아픔을 인정받지 못하는 건 더 큰 아픔을 불러온다. 비웃음만은 피하려는 행동이 자해 행위다.
물론 자해 행동마저 비웃는 인간들이 있다. 그들은 진정 힘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이다. 그리고 굳이 아파볼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자해행동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아픔 자체가 비합리적이기 때문인데도, 그들은 여전히 비웃는다. 이유를 묻고 그럴싸하지 않으면 웃는다. 가끔 자기 기만이 가득한 사람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자기가 남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오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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