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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86

생각 : 공감능력이란 무엇일까?

공감능력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을 대학을 다니면서 정말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어요. 왜 너는 공감을 못 하느냐. 정말 싫다. 이런 말 말이에요. 저는 공감능력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어요. 다만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남이 겪은 상처는 앞서 내가 먼저 겪어 봐야, 남을 공감할 수 있대요. 저는 이 말에는 동의합니다. 남이 겪는 아픔의 성격은 단지 공감을 시도하려는 능력과는 전혀 다르고,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애초에 저는 선천적인 공감능력을 가졌다기엔 너무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간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사회에서 이해관계에서 저는 손해를 많은 경우 보기도 했고, 이익을 보는 경우에는 엄청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남을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은 정말 공감능력이 좋은 이들일까요? 쉽게 남을 싫어한..

에세이 2021.03.02

행복한 생각을 하는 방법이란

행복한 생각을 하는 법이 따로 있을까. 행복한 생각이란 뭘까. 친구에게 물었다. 행복이란 뭘까? 친구는 내가 더 나아지게 되는 상황을 꿈꾸라고 한다. 글쎄, 내가 어디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내게 무엇이 부족하지? 친구는 가볍게 생각하란다. 내 몸이 좋아지는 상황이라도. 근육맨처럼! 나는 또 생각한다. 그러면 정말 행복해지는 걸까? 행복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불행을 부르기도 한다. 세상에 행복하게 살려는 사람만 있지만, 불행도 일어나지 않나.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다시 나는 행복한 미래를 그린다. 그런데 막상 머릿속에 행복한 내가 그려지면, 그 반대편에는 현실의 내가 있다. "야, 너는 왜 그렇게 부정적이냐?" 친구가 말한다. 난 대답한다. 아니, 난 누구보다 행복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야. 머릿속에 행..

에세이 2021.03.02

사과

돌이켜보면, 성인이 된 후로 남에게 사과를 받아본 적이 없다. 죄없는 부모님만이 내게 사과를 하려 할 뿐이다. 지금껏 사과를 바라고 있어왔던 내가 너무 바보같았다. 잘못된 건 나였는데, 왜 남을 탓해왔던 건지 모르겠다. 세상은 자연스럽기만 하다. 나는 사과하는 법을 잘 알고, 사과를 잘 하는 것만이 미덕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과를 잘 하는 사람은 잘못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사과를 잘 하는 사람일 뿐이거나, 어딘가 부족한 사람일 뿐이다. 손님과 직원 사이에나 있을 수 있는 게 사과일 뿐이다.나는 사과를 받을 만한 일이 없다. 나는 불합리한 이유로 상처를 받으니까. 상처받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니, 남들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게 나는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거였다...

에세이 2021.03.02

철학 공부하기가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해. 하지만!

철학 공부하기가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해. 하지만! 나는 철학이 좋다. 철학을 잘 한다는 게 아니다. 그냥 좋다. 철학도 동양철학보다는 서양철학이 좋다. 요새는 헤겔 강의를 듣거나,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고 있다. 그렇다고 헤겔을 잘 아는 건 아니다. 그냥 그 사람이 말 하는 걸 이해해 나간다는 것이 즐겁다. 남의 말을 이해하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라니, 그것이 철학의 재미인가 보다. 철학 공부가 의미가 없단다. 맞다. 철학공부는 의미가 없겠다. 그래서 의미를 부여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나의 꿈은 철학자가 되었다. 철학자를 꿈꾸면 철학 공부가 의미 있으니까. 철학자는 돈을 못 번다. 그래서 철학자는 겸업을 해야 한다. 내 성미에는 학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토론은 못 하겠다. 무섭다. 본업은 교사에, 독..

에세이 2021.02.25

바보되기

바보되기 빠릿빠릿! 나는 빠릿빠릿을 잊어버렸다. 빠릿빠릿한 인간은 잡생각에 빠지지 않는다. 공장의 기계처럼 빠르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돌발상황에도 고양이처럼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런 예민한 상태는 비상사태에 돌입할 때에 비로소 체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빠릿빠릿한 인간이 되려면 오히려 역효과다.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죄책감이 갑자기 가슴속에 피어오른다. 나는 다시 가슴을 부여잡는다. 가슴이 답답하다. 오히려 그럴 때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 바보가 되어서 생각을 없애야만 한다. 무언가 생산해낼 수도 없지만, 아픔도 사라지니, 사라지는 건 오직 시간 아니겠는가. 바보는 시간 아까운 줄 모른다. 시간 아까운 줄 알면, 이 세상에서 바보로 살 수가 없을 게다. 나는 바보가 되는 걸 택했다. ..

에세이 2021.02.24

"우울증 걸린 남자 만나지 마세요."

"우울증 걸린 남자 만나지 마세요." - 취미와 문화 그렇다. 나는 우울증 환자 남자다. 코로나 블루 때문에 더 심각해졌긴 커녕, 대인기피증도 조금 있어서 오히려 요즘이 좋은 남자다. 동시에 나는 연애 고자다. 연애를 시도하고 싶지만, 어떤 심리적 경계가 있다. 남들이 그걸 넘으려는 순간, 나는 신생아처럼 두려워한다. 연애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물론 겁쟁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인간관계 어렵지 않은 사람 어디 있고, 연애 어렵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나. 그런 말들 때문에 우울증이란 걸 스스로 의심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정신병자라서 자유롭다. 무심코 구글 검색창에 '우울증'을 검색해본다. "우울증 여자친구" "우울증 남자친구" 이런 문구들이 연관 검색어로 떴다. 나는 한 번 들어가본다. 좀 ..

에세이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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