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돕되, 남의 일을 쉽게 돕지 말라.
남을 도울 시간에, 차라리 만사 나를 위하는 가족들에게 헌신하라.
남이 넘긴 일을 한다고 내가 ‘착한 인간’이 되지 않는다. 남들 눈엔 나는 ‘바쁜 인간’이 될 뿐이다.
사람들은 여유로운 사람들과 사귀려고 하며, 사귀고 있는 사람들끼리 바쁜 인간에 대해 논한다. 바쁜 인간은 예민하고, 여유로운 인간은 너그럽다.
사람들은 남들이 처한 상황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그가 남들을 돕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고, ‘그가 예민하다’는 것에만 반응한다. 가끔 소수의 사람들이 ‘너 요즘 참 고생하지’라며 바쁜 인간에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바쁜 인간의 일을 나누어 짊어지지 않으며, 바쁜 인간의 수고에 대한 평판을 자기도 나누어가지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는 어느 새 그 시절을 떠올릴 때 ‘우리 참 힘들었지?’라며 바쁜 인간인 당신과 그 자신을 동일시할 것이다.
도와달라는 말로써 일을 주려는 사람에게 냉정하라.
그는 자기 일을 마친 뒤에, 바삐 움직이는 당신을 보며 ‘얘는 왜 항상 바쁘지?’라는 의문 따위나 품을 것이다.
착한 사람은 일을 많이 도맡는 자가 아니다.
착한 일에도 책임이 따르는데, 남들은 그 착한 일의 수고스러움보단 책임에 집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남들이 지고 있는 책임을 이야기할 때 극도로 냉정해진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의무만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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