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의식 가진 나에 대하여
나는 피해의식이 있다. 그걸 나 스스로 잘 안다.
사람들은 피해의식 있는 남자를 피하란다.
사람들이 내 피해의식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아 다행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들과 섞이는 것은
선천적인 재능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정말 피해 없이
피해의식만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렇게 물으면, 꽤 흔한 답변들이 자주 돌아왔다.
"자기 반성의 기회로 삼아라." "참아라." "인생 다 그렇다."
"네가 좀 오버하는 면이 있다."
이런 답변 외에도 의외로 나를 지지하는 것 같은 답변도 있다. "힘들었겠다." 이런 답을 들었을 때 기분 좋았다.
그러나 그 답은 내 상태에 대한 결코 해결책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그 마음이 고마워서, 나는 감동받은 척 한다.
하지만 대개 그 이후로 나는 그 공동체에서 감시받는 존재이자 우스운 존재가 되어 있다.
피해의식을 가졌다는 사실은 곧 약점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숨어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나 자신의 추측도 이내 반성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한다. '야, 오버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사람들의 눈빛은 이미 변한 뒤였다.
나는 사람들의 눈빛이 변했다는 사실을 다시 스스로 의심한다.
반성한다. 그리고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눈을 맞춘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이 내 눈을 피한다.
눈을 피하는 이들에게 나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나는 홀로 생각했다. '나는 왜 그들과 공감을 할 수 없을까?'
사람들과 공감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나는,
나 자신도 어떤 인간인지 모르게 된 것 같았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힘들었을 불특정 다수, 혹은 나에게 (0) | 2021.03.15 |
---|---|
단맛과 행복 (0) | 2021.03.10 |
카톡 프로필 상태 메세지를 바꾸는 이유에 대한 생각 (0) | 2021.03.07 |
"너는 더럽지 않아." (0) | 2021.03.05 |
패왕별희의 샬로(스포일러) (0) | 2021.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