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더럽지 않아."
오늘도 무기력했다. 내 몸에는 껌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한번 내 정신세계에 깊숙이 들어갔다. 웃음거리가 되었던 기억들을 보면서, 그들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는다.
아니, 정말 기억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요란스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더러워!" "진짜 더러워."
나는 그 말에 귀를 막고 중얼거린다. "나는 더럽지 않아. 나는 더럽지 않아."
어느 새 머릿속에는 "나는 더럽지 않아"라는 소리가 가득해졌다. 나는 오히려 그 소리가 더 역겨웠다.
나는 더러운 인간이다. 분명히 파헤쳐보지 않더라도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인간이 맞다.
나는 사과해야 할 상대방이 많은 인간이며, 피해를 보아도 선뜻 화를 낼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다만 이 죄책감을 나 혼자 짊어져야 할텐데, 나눠가지려는 사람이 많을 뿐이다. 그래서 어쩌지 못한다.
누군가는 자해를 한다. 자해의 원인이 무엇인지들 궁금하다고 한다.
나도 잘은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몸에 상처를 내야 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 거라 생각하는 거다.
상처를 내고, 벌을 주면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인간은 설명하려는 욕망이 있는 존재라고 한다. 욕망을 채우지 못하는 건 고통이니, 설명하지 못하는 것도 고통이다.
고통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면, 더 큰 고통에 시달리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더러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낫다.
내 몸은 더러운 인간이길 거부해도, 내 머리는 받아들이고 만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사랑을 받아도, 나는 계속해서 부족함이나 죄책감을 느낀다. 만족하는 법이 없다.
계속해서 목마른 상태일 뿐이다. 몸은 사랑 받는 데에 익숙해지는데, 머리는 계속해서 모든 걸 거부했다.
그래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설득하고 싶다. 요전에 '죽기'를 검색하고 블로그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당신은 더럽지 않아요. 그리고 더럽지 않다고 해서, 아니면 더럽다고 해서 죽을 이유는 없어요. 제발 죽지 마.
죽기 전에 책 한 권은 쓰자 :: 생각 : 공감능력이란 무엇일까? (tistory.com)
생각 : 공감능력이란 무엇일까?
공감능력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을 대학을 다니면서 정말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어요. 왜 너는 공감을 못 하느냐. 정말 싫다. 이런 말 말이에요. 저는 공감능력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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